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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커히로(맞구독 가능)

베트남을 변화시킨 한국인 축구 지도자 박항서 ...베트남 영웅 본문

스포츠

베트남을 변화시킨 한국인 축구 지도자 박항서 ...베트남 영웅

사커히로(맞구독 가능) 2025. 11. 12. 11:25

박항서 감독은 단순한 축구 지도자가 아니라, 인내와 진심으로 한 나라의 마음을 바꾼 사람이다. 그는 1959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공 하나로 친구들과 어울리며 축구의 즐거움을 배웠다. 한양공고와 고려대를 거쳐 1981년 상무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현대 호랑이(현 울산 현대)에 입단해 중원에서 뛰어난 전술 이해력과 끈질긴 플레이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30세도 되기 전에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된다.

축구화를 벗은 그는 곧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90년 울산 현대 코치로 첫 발을 내디딘 뒤, 청소년 대표팀,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등 다양한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수석 코치로 한국 축구의 4강 신화를 함께 만들었다. 그는 당시에도 뒤에서 묵묵히 선수들을 다독이고, 세심하게 분석하는 참모로 유명했다. “히딩크의 그림자”라 불렸지만, 그 속에는 한국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한 한 사람의 열정이 숨겨져 있었다.

2003년, 그는 드디어 K리그 사령탑의 자리에 올랐다. 성남 일화 천마 감독으로 부임해 부임 첫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의 부진과 구단과의 갈등으로 결국 자진 사퇴했다. 이후 창원시청, 상주 상무, 전남 드래곤즈 등 여러 팀을 맡았지만, 성적과 인연이 따르지 않아 긴 무명 시기를 겪었다. 사람들은 그를 ‘한때 잘 나갔던 코치’로 기억했지만, 그는 한 번도 축구를 놓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기 동안 그는 “지도자는 선수의 마음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철학을 다듬어 갔다.

그러던 2017년, 인생을 바꿀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베트남 축구협회에서 대표팀 감독을 제안한 것이다. 대부분은 “그 나라에서 성공하기 힘들다”고 만류했지만,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이제는 내가 배운 걸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베트남행을 결심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기적의 시작이었다.

 

그가 베트남 대표팀을 맡은 지 불과 몇 달 만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2018년 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은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고, 아시아 전체가 놀란 ‘준우승 신화’를 썼다. 이어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4강에 오르며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술보다 마음이 먼저다”라고 강조하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는 단순히 전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를 믿게 하는 리더였다.

2018년 12월, 그는 스즈키컵(동남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에서 베트남을 우승으로 이끌며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10년 넘게 기다려온 우승컵을 안긴 순간, 거리에는 수많은 베트남 국민이 태극기를 흔들며 “Park Hang-seo!”를 외쳤다. 그때부터 그는 단순한 외국인 감독이 아닌, 베트남의 ‘국민 아버지(Papa Park)’로 불렸다.

 

이후에도 2019 아시안컵 8강,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 등 성과를 이어갔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동안, 베트남 축구는 단 한 번도 퇴보하지 않았다. 그의 리더십의 핵심은 ‘믿음’이었다. “감독이 선수를 믿고, 선수가 자신을 믿을 때 팀은 강해진다.” 이 단순한 철학은,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선수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다.

하지만 성공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고통도 있었다. 외국 땅에서의 외로움, 언론의 압박, 국민들의 기대가 때로는 버거웠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장 밖에서도 늘 성실했고, 패배한 날에는 누구보다 먼저 선수들을 위로했다. “감독이 선수에게 화내면 팀이 무너진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항상 따뜻함으로 팀을 이끌었다.

2023년,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과의 계약을 마무리하며 조용히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제는 떠날 때가 됐다”는 한마디와 함께, 그는 후배들에게 무대를 내어주었다. 그러나 베트남 국민들은 지금도 그를 잊지 않는다. 하노이 거리에는 그의 얼굴이 담긴 벽화가 그려졌고, 아이들은 ‘박항서 감독님처럼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히딩크의 오른팔로 알려졌던 한 코치가, 베트남에서는 한 나라의 자부심이 되었다. 실패와 좌절을 겪고도 끝까지 자신을 믿었던 한 사람의 여정은, 단지 축구를 넘어 ‘인생의 교훈’이 되었다. 박항서 감독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포기하지 않고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있는가?”